2026년 1월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은 단순한 부동산 정책을 넘어 지역 경제의 향방을 좌우하는 거대한 변수가 되었습니다. 과천에 위치한 렛츠런파크 서울(과천 경마장)의 이전이 핵심인데, 이는 현 부지 115만 제곱미터를 활용해 약 9,8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려는 구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하지만 경마장이라는 시설이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과천시에게는 엄청난 타격이 됩니다. 경마장이 매년 납부하는 지방세는 500억 원대에 달하며, 이는 과천시 전체 예산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입니다. 결국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은 기존 경마장 소재 지역의 세수 공백과, 새로운 경마장을 유치하려는 경기도 지자체들의 이해관계 조정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동시에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전 추진 일정과 절차
정부는 경마장 이전을 향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2026년 내에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2026년 9월까지 이전 대상지를 선정한다는 일정이 제시되었으며, 이를 통해 2029년 12월을 목표로 개발 부지 착공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다만 실제 이전 절차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토지 수용, 보상, 각종 인허가 등 복합적인 행정 절차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마사회 노조의 반발, 기존 근무자들의 이직 우려, 새로운 입지에서의 경영 효율성 문제 등 다각적인 난제들이 존재합니다. 경마장 조성에 소요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유사한 규모의 시설을 새로 조성하는 데는 6,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업계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주요 후보지와 각 지자체의 전략
현재 경마장 유치전에 나선 경기도 지자체는 남부권 3곳과 북부권 6곳, 총 9개 시군입니다. 각 지자체는 나름의 강점을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 지자체 | 후보지 | 주요 강점 | 주요 약점 |
| 화성시 | 화옹지구 4공구 | 대규모 간척지 개발 중, 말산업 클러스터 인접, 한국마사회 기보유지 약 90만 제곱미터, 토지수용 절차 간소화 가능 | 서울 접근성 상대적으로 낮음, 대중교통 인프라 미흡 |
| 시흥시 | 신현역 인근 갯골·호조벌 | 서해선 신현역과 인접한 초역세권, 대중교통 접근성 우수, 관람객 편의성 높음 | 부지 확보 난이도 높음, 기존 염전 부지 보상 문제 |
| 양평군 | 용문산 군 사격장 부지 | 현 경마장보다 4배 이상 넓은 부지, 대부분 국·공유지로 구성되어 보상 절차 간소화 가능, 40년 이상 사격장 소음 피해 해결 명분 | 수도권과의 거리 상대적으로 멀음, 대중교통 인프라 검토 필요 |
| 양주시 | 광석지구 | LH 토지보상 완료로 사업 속도 빠름 | 인프라 조건 검토 필요 |
| 의정부·동두천 등 | 미군 반환 부지 | 토지 확보 용이, 지역 활성화 명분 명확 | 접근성과 수요 안정성 낮음 |
화성시의 공세적 추진
화성시는 가장 강력한 후보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화옹지구는 이미 한국마사회 경주마 조련단지, 경기도 승용마단지, 에코팜랜드 등 독보적인 말산업 관련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마사회가 이미 약 90만 제곱미터 규모의 부지를 보유하고 있어 토지 매입 및 개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습니다. 화성·수원·인천·평택을 포함해 약 700만 명의 거대 배후수요층도 강점입니다. 평택시흥고속도로와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이용이 편리하고, 향후 서해선·신안산선 개통 시 교통 환경이 개선될 호재도 있습니다.

시흥시의 접근성 전략
시흥시는 다른 후보지와 차별화된 카드를 들고 있습니다. 서해선 신현역 인근 폐염전 부지와 호조벌 일대를 후보지로 내세우면서, 초역세권이라는 교통 인프라를 최대 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서울 및 경기 관람객들의 접근 편의성이 최상이라는 평가입니다. 이러한 점이 마사회 내부와 전문가 그룹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부지 확보 절차가 복잡하고 기존 염전 부지의 환경 정화와 보상 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양평군의 명분과 실리
양평군은 이전 이야기를 처음 공론화한 후보지 중 하나입니다. 용문산 일대 군부대 사격장 이전 부지를 제안했는데, 이는 단순한 시설 유치를 넘어 40년 이상 주민들이 감내해온 소음 피해를 해결하는 명분을 담고 있습니다. 양평군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이 부지는 현 경마장보다 4배 이상 넓으며, 대부분이 국·공유지로 구성되어 있어 사유지 매입과 보상 절차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2026년 6월 양평군수가 직접 한국마사회를 방문해 사업 타당성을 설명했으며, 그 후 정식 제안서를 제출하고 9월에는 160여 개 기관·단체가 참여한 범군민 추진단 발대식을 개최했습니다. 다만 수도권과의 거리 문제와 대중교통 인프라 미흡이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경마장 이전의 현실적 과제
경마장 이전은 정책 발표로 끝나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첫째, 한국마사회의 경영 구조 문제입니다. 마사회 노조는 공식적으로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는 정부 정책만으로는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둘째, 천문학적인 건설비입니다. 과거 영천 경마장 조성에 3,000억 원 이상이 투입되었고, 현재의 과천 경마공원 수준을 재현하려면 6,000억 원 이상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셋째, 기존 근무자들의 이직 우려와 새로운 입지에서의 경영 효율성 문제입니다. 세 번째, 지역 간 이해관계 조정의 복잡성입니다. 과천시는 세수 공백으로 인한 재정 위기를 맞게 되고, 새로운 유치 지역은 주변 지역과의 갈등, 환경 문제 등을 감당해야 합니다.
지자체들의 세수 기대심리
경기도 9개 지자체가 사활을 건 이유는 명확합니다. 경마장 유치 시 레저세를 통한 연간 약 500억 원대의 지방세 수입입니다. 더불어 연간 400만 명 이상의 방문객 유입, 주변 상권 활성화, 부동산 가치 상승 등 직간접적인 경제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방 지자체들이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경마장 하나의 유치는 지역 경제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각 지자체는 자신들의 입지적 강점을 극대화하는 제안서를 제출하고, 정치권과 시민사회까지 동원한 범군민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선정 과정
정부가 2026년 9월까지 이전 대상지를 선정한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실제 선정 절차와 기준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국마사회 측이 공모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과정에서 토지 조건, 교통 접근성, 기존 말산업 인프라 현황, 사업 추진 시간, 지자체의 재정 지원 규모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천시가 세수 공백으로 인한 보상금 요구, 경마장 이전 지역의 환경 영향 평가, 노조와의 협상 등 부수적인 문제들도 최종 결정 이전에 해결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대상지 발표 이후에도 실제 이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천 경마장의 이전은 단순한 시설 이동이 아닙니다. 이는 수도권의 도시계획, 지역 재정, 말산업 생태계, 그리고 9개 지자체의 미래 전략이 얽혀 있는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이 현실화되려면 이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이해와 합의가 필요하며, 향후 진행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습니다.